15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마련된 한국긴급구호대(KDRT) 숙영지 텐트에 한 현지인이 ‘고마워 형’이라고 직접 쓴 감사 문구를 가리키고 있다. /뉴시스

15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구조 활동 중인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의 주황색 텐트는 튀르키예인들이 검은색 펜으로 쓴 글로 빼곡했다. 이달 9일부터 활동을 시작해 총 8명의 생존자를 구하고 시신 19구를 수습한 구호대 1진이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숙영지가 있는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셀림 안다돌루 고등학교까지 찾아와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구호대는 쓰던 텐트를 이재민들을 위해 기증하기로 했다.

외교부가 제공한 사진을 보면 현지 주민들은 한국어와 영어, 튀르키예어로 “고마워 형” “형제의 나라, 한국과 튀르키예” “한국의 친구들이 이렇게 와줘서 고마웠다”고 적었다. 우리 대원들이 영어로 “당신은 곧 다시 행복해질 것이다. 힘내라 튀르키예!”라고 적은 격려의 문구도 보였다. 우리 대원이 한국어로 “더 많이 도움드리지 못해 미안하고 어려움 속에서 반겨줘서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은 글도 있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대원들 모두 밤을 새워가며 일했고 일부 직원이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였지만 ‘사람을 살리는 것만큼 가장 의미 있는 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힘든 상황을 견딜 수 있었고 보람도 느꼈다”고 했다.

구호대 1진은 17일 튀르키예를 떠나 18일 서울로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활동 여건에 현지 치안까지 악화하자 구호대 2진과 임무 교대를 결정했는데 16일 군 수송기 편으로 출발한 2진은 21명 규모로 보건·의료 인력 위주로 꾸려졌다. 1주일 동안 이재민 구호 활동을 하고 재건·지원 사업 수요도 파악할 계획이다. 텐트 1030동, 담요 3260장, 침낭 2220장 등 민관이 합동으로 마련한 55t 규모 구호 물자도 지원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16일 튀르키예 강진으로 피해를 본 인접국 시리아에 100만달러(약 12억8000만원) 규모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도지원조정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한국은 현재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국제기구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