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지난 18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감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영상. 미사일을 실은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조선중앙TV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화성-15형’ 발사 의미를 분석한 우리 군 당국과 전문가들을 반박하는 담화를 내놨다. 일부 군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에 일부 기술 실패가 있었다는 진단을 내놨는데, 김여정은 실패가 아닌 의도적 전술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명령 하달부터 실행까지 9시간 넘게 소요돼 ‘기습 발사’ 역량이 의심된다는 지적에 “억측, 가관”이라고 했다. 그는 “기습 발사라는 개념은 발사 명령이 하달되어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우리 군인들은 공중 정찰에 동원되었던 적 정찰기 7대가 다 내려앉은 15시 30분부터 19시 45분 사이의 시간을 골라 중요한 군사 행동을 취한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우리는 지금 남조선 바보들을 조롱하며 놀려주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들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하지만 우리는 (대기권 재진입 등의)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으며 이제는 그 역량 숫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만이 남아 있다”며 “남의 기술을 의심하거나 걱정해줄 것이 아니라 자기를 방어할 대책에나 보다 심중한 고민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은 액체 연료를 미리 별도 용기에 채워두는 ‘앰풀화’ 역시 완성됐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우리 군 당국은 김여정 담화에 대해 “북한도 방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북한 역시 레이더로 우리 군 정찰기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김여정의 주장이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라는 취지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 역시 한미 공군 기지를 오르내리는 정찰기를 파악할 수 있는 조기경보 레이더 정도는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김여정이 말한 시간대에 실제로 우리 측 정찰기가 뜨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군 당국은 김여정의 이번 발언 역시 기만술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기습 능력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측 정찰기의 공백 시간대에 맞춰 도발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북의 재진입 기술과 앰풀화 역시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