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이 운항 중인 모습. /밀리터리닷컴

데이비드 라일리 미국 해군연맹 총재는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의 해양 팽창 정책은 노골화하고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위협은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할 전략을 한국이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없다면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38년간 미 해군 핵 잠수함 기지 등에서 근무한 예비역 대령 출신 라일리 총재는 최근 대한민국 해양연맹 초청으로 방한했다.

라일리 총재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 호텔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이 개발 중인 핵 추진 잠수함과 북한의 SLBM 위협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 공감한다”면서 “한국이 자체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려는 열망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제임스 라일리 미국 해군연맹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호주가 미국으로부터 ‘핵 잠수함’이라는 큰 선물을 받을 수 있게 된 데는 호주가 대중(對中) 전선의 선봉에 서며 미국의 대중 전략에 기여한 점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호주가 중국과 맞서며 미국의 편에 확실히 서지 않았다면 핵 잠수함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미국과 영국, 그리고 호주는 지난 2021년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은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르면 호주는 2040년까지 8척의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게 된다. 미국은 호주가 자체 핵 잠수함을 건조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새 핵 잠수함을 건조해 오는 2030년까지 1~2척의 잠수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라일리 총재는 “호주가 미국으로부터 ‘핵 잠수함’이라는 큰 선물을 받을 수 있게 된 데는 호주가 대중(對中) 전선의 선봉에 서며 미국의 대중 전략에 기여한 점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호주가 중국과 맞서며 미국의 편에 확실히 서지 않았다면 핵 잠수함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해군은 핵 잠수함을 갖게 될 호주와 군사 협의 접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해 실시한 한미일 대(對)잠수함 훈련도 지역 안보 측면에서 고무적인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라일리(가운데) 미국 해군연맹 총재가 16일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이날 인터뷰에는 라일리 총재의 후임으로 내정된 크리스토퍼 타우센드(오른쪽) 차기 총재와 앤드류 박(왼쪽) 해양 전략센터 선임 연구원도 참여했다. /박상훈 기자

이날 인터뷰에는 라일리 총재의 후임으로 내정된 크리스토퍼 타우센드 차기 총재와 앤드류 박 해양 전략센터 선임 연구원도 참여했다. 라일리 총재 등 해군연맹 방문단은 지난 12일 방한해 17일까지 울산의 HD현대(현대중공업),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 미 해군사령부 등을 방문했다. 한국 해양연맹 총재인 최윤희 전 합참의장 등과 회의를 열고 양국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2021년 10월 20일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장면. 이 미사일은 요격을 피하는 회피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사진은 SLBM 발사가 진행된 잠수함 ‘8·24 영웅함’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국 해양연맹은 “최근 동북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안보정세와 북한의 핵미사일과 SLBM 탑재 핵 추진 잠수함 개발에 따른 위협을 평가하고 이에 대비한 양국 해군의 전력증강 필요성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동맹 결성 방안 등을 토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