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니미츠급 항공모함 전단이 다음 달 말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미 해군이 운용 중인 배수량 10만t 안팎의 핵 추진 항모다. 니미츠급 항모가 한반도를 찾는 것은 지난해 9~10월 로널드 레이건함 전개 이후 4개월 만이다.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지난 22일 한·미·일 미사일 방어 훈련이 열린 데 이어 미 항모까지 다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것이다. 한미, 한·미·일 간 추가 훈련이 잇달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이날 “니미츠급 항모가 내달 말 입항해 4월 초까지 한반도에 체류하는 계획을 한미 군 당국이 조율 중에 있다”면서 “올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비롯해 각종 작전 훈련도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4월 미국 국빈 방문 가능성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 입항한 미 항모에 직접 올라 한미 동맹 7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미 전략자산인 핵 항모에 한국 대통령이 오르는 것 자체가 강력한 도발 억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는 항모 입항을 계기로 한미, 한·미·일 간 해상 훈련 방향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미는 한미 해상 훈련, 한·미·일 미사일 방어 훈련 등을 정례화하면서 북한이 ICBM 등으로 전략 도발을 할 때마다 바로 맞대응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 추진 잠수함 개발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일본뿐 아니라 호주 등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SLBM은 언제 발사될지 사전 탐지하기가 가장 어려운 미사일 중 하나”라면서 “북한의 SLBM을 무력화하기 위해선 우방국 간 연대와 지속적인 훈련이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