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은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래청년기금(가칭)’을 조성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 기금으로 한국인 유학생을 위한 장학금, 문화 탐방 등 양국 청년의 교류 증진을 위해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게이단렌 소속인 일본 강제 징용 배상 피고 기업들이 회비나 기여금 형식으로 돈을 내면 징용 배상에 간접 참여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보상을 끝까지 거부하면서 한일이 우회로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일본 피고 기업 이사회도 배상금 재원 조성에 참여하는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협상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을 명분으로 하는 기금 참여는 훨씬 문턱이 낮다”고 했다.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제3자 변제’를 공식 발표하면 일본 정부는 뜻이 있는 일본 기업의 기부를 용인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2030은 다른 세대에 비해 서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며 “미래기금은 한일 관계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금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일 청년 교류를 획기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모을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