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state visit)한다고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7일 밤 동시에 발표했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 12년 만이다.
백악관은 “윤 대통령의 방문은 한미 두 나라, 인도·태평양 및 전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철통같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지속적인 힘, 그리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의지를 강조하고, 정치·경제·안보 및 국민 간 유대를 심화하고 넓히려는 양국의 공통된 결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미국 핵우산(확장억제)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 시행에 따라 한국 기업이 입을 수 있는 불이익 보완책 마련 등 다양한 현안을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나날이 고도화하는 북핵 위협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실효적인 한미 확장억제 체계를 도출하고 다양한 경제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2021년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2월에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첫 국빈 방문 외빈으로 맞았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는 두 번째 외국 정상이 된다. 미국은 북쪽의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하고 국빈 만찬도 한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포함해 다양한 일정을 함께 하면서 지난 70년간 축적된 한미동맹의 성과를 축하하고, 동맹의 미래 발전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김 수석은 특히 “두 정상은 작년 5월 및 11월에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억제, 미래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문화·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적 도전과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 중 하나로 평가되는 한미동맹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더욱 능동적으로 진화해 나가기 위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핵심 가치를 수호하며, 미래 세대의 번영을 위해 전진해 나아가는 ‘행동하는 강력한 동맹’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