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과 도산안창호함 잠수함을 시찰한 이틀만인 12일 북한이 잠수함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도발했다. 북한 김정은이 13일 0시부터 11일간 진행되는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에 반발하며 “전쟁 억지력을 보다 위력·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가 결정됐다”고 밝혔는데, 그 연쇄 도발의 신호탄을 ‘잠수함 순항미사일’로 쏜 것이다.
북한은 13일 조선중앙통신에서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훈련이 12일 새벽에 진행됐다”면서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우리 합참도 이날 “군은 어제 아침 북한 신포 인근 해상 북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미상의 미사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각종 전략자산으로 이번 순항미사일 항적을 포착해 추적했으나 북한이 공개하기 전까지 탐지 사실을 바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포만은 함경남도 홍원군 앞바다로, 잠수함 시설이 있는 신포 일대 해상이다.
중앙통신은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은 조선 동해에 설정된 1,500km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7,563s(2시간6분3초)∼7,575s(2시간6분15초)간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 타격하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 억제 수단들의 가동 태세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통신은 12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김정은 주재로 진행됐다”면서 “전쟁 억지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 조치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주재 당 중앙군사위 회의를 통해 ‘실천 조치’가 결정되고 이후 잠수함 순항미사일을 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한의 잠수함 순항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경남 진해에서 열린 해군사관학교 생도 졸업식·임관식에 참석하고, 진해기지에 정박 중인 도산안창호 잠수함을 전격 시찰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대통령 안보실과 군은 북한이 한미연합연습 기간 육상뿐 아니라 해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통령의 이번 해사 및 해군 기지 시찰 일정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무인기 도발 이후 김승겸 합참의장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차례로 해군 기지를 찾아 대비태세를 점검했었다.
도산안창호함은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건조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3000톤급 잠수함이다. 윤 대통령은 시찰에서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 현황 및 잠수함 작전 수행 절차 등을 보고받았다.
우리 군은 북한이 한미연합연습을 빌미로 육·해·공 복합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한미 간 공조를 유지하며 감시 및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SLBM(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정상각 발사뿐 아니라 연평도·백령도 등 서해 5도 지역에서 국지전을 벌이거나 무인기 침투 등 한미가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형태로 위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 훈련을 축소·중단한 사이 핵·미사일 개발에 더 박차를 가했다”면서 “이번 훈련은 북이 대남 핵 선제 타격까지 공식화한 상황에서 한반도 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쌍룡 연합상륙훈련, 연합특수작전훈련 등 20개 훈련을 진행한다. 유사시 북 진격·점령, 피란민 관리 등 북한 안정화 작전도 이번 연습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