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전 7시 10분쯤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무렵 한미가 미 공군 정찰기 코브라볼 등을 동해상에 띄워 실시간으로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브라볼은 전 세계에 단 3대밖에 없는 특수정찰기로 적외선 센서를 활용해 미사일 발사 징후를 원거리에서 포착하고,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 궤적과 탄두 낙하지점을 추적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16일을 기해 미사일 도발에 나설 것으로 판단해 정찰·감시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 등을 보면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은 이날 오전 7~8시 무렵 일본 열도와 동해상을 정찰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북한 ICBM은 평양 순안 일대에서 오전 7시 9분쯤 발사돼 1시간 10분여간 비행하다 오전 8시 18분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오전 8시 18분께 한반도에서 동쪽으로 약 550㎞ 떨어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미 정찰기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정밀 감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자위대 전투기들도 이날 EEZ 밖으로 낙하하는 북 ICBM에 근접 비행해 발사체 연소 상황을 영상 촬영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한미군 정찰기들은 지난 14일 오전 7시 41분부터 7시 51분까지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할 때도 동·서해 상공에서 대북 감시 작전 비행을 했었다.
북한이 ICBM을 쏜 것은 지난달 18일 화성-15형을 고도 5700여㎞, 비행거리 약 900㎞로 고각으로 발사한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이번에 발사된 기종은 군이 분석 중이다. 화성-15형이나 화성-17형 등 기존 ICBM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지난달 열병식에서 등장한 고체연료 추진 IC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발사는 북한의 올해 6번째 탄도미사일로, 지난 14일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뒤 이틀 만이다.
군사 전문가인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본지 통화에서 “한미정보자산이 집중 감시하고 있는 가운데 보란 듯이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ICBM을 발사한 것은 한일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겨냥한 것”이라면서 “북한이 도발의 강도를 더 높이기 위해 신형 ICBM의 고각 발사 또는 정상 각도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