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직전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딸 김주애를 이번 훈련에도 참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핵 무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 연습 ‘자유의 방패(FS)’ 기간에 탄도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6일 딸 김주애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미사일 훈련을 마친 뒤 “더더욱 고도화하는 우리 핵전략 무력의 가동 체계에 대한 확신을 입증했다”면서 “우리 노선엔 변함이 없다.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해 적들에게 두려움을 주겠다”고 했다.

김정은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 답할 것이란 천명을 다시금 상기한다”면서 “핵전략 무력을 언제든 결행할 준비에 완벽을 기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딸 김주애와 함께 화성-17형이 불을 뿜으며 발사되는 광경을 지켜보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지휘소에서 검은 전화 수화기를 들고 화성-17형 발사 승인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북한 매체들은 선명한 지구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는 전날 발사한 화성-17형에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화성-17형의 단 분리 장면도 공개했다. 화성-17형 상단부의 카메라가 1단 추진체가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포착했는데, 북한이 단 분리 장면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번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하려는 의도와 함께 군사 정찰 위성 발사를 준비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1면 논평에서 “우리의 핵 무력은 결코 광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사용될 수 있으며 위험하게 확전되는 충돌이 일어난다면 전략적 기도에 따라 임의의 시각에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진행된 ‘화성포-17′형 발사 훈련은 그에 대한 명백한 시사”라며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 책동을 계속 압도적인 힘으로 제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한미의 군사적 도발 움직임이 계속 방관시되면 한반도 지역에서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없다”면서 한미 연합 연습·훈련을 중단하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한미 연합 연습·훈련을 축소·중단하자 그 사이 핵·미사일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며 한반도 평화를 더욱 위협했다”면서 “현재 실시하는 한미 연합 연습 ‘자유의 방패’는 이런 북한의 위협에서 우리 국민과 지역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과 책임이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을 도발의 명분으로 삼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올바른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