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일본 내 주요 한일 친선단체 인사들을 만났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취임 예정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이날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윤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로 표기) 방류 문제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한의원연맹 측은 윤 대통령에게 오염수를 기준치 이하의 농도로 희석해 해양 방류하는 계획에 대해 이해를 구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IAEA에 의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중시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고 NHK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2월에도 한국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만나 “IAEA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해 달라”고 했었다.
일본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나 지난 2018년 우리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초계기 간의 군사적 긴장이 발생했던 이른바 ‘일본 초계기 레이더 조준’ 문제, ‘위안부 소녀상’ 문제 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즈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현안이 해결될 수 있게 노력해주시고 저희도 협력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즈미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고 했다.
이날 만남을 통해 양국 정부 간 공식 채널뿐 아니라 정계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양국 정상 차원에서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가 양국 국민 간 우호 협력 강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스가 전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한다”며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 부회장은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한일 간 제반 분야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일한협력위원회 회장이자 일본 자민당 부총재인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윤 대통령의 결단과 리더십으로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아소 전 총리는 한일 양국이 징용 해법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