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9일 실시된 대남(對南) 핵타격 미사일 훈련 현장에 김정은과 함께 참석한 남성의 얼굴을 모자이크 편집 처리해 20일 공개했다. 이 남성은 김정은을 포함해 현장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혼자 선글라스를 끼고 마스크도 착용했다. 의도적으로 얼굴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 대남 공격용인 소형 전술핵 탄두 미사일 개발이나 운용과 관련한 기밀을 다뤄 신분 노출이 제한되는 인사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런 인물을 공개 보도에 등장시킨 의도와 관련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통신은 지난 19일 대남 주요 시설을 겨냥해 핵 타격을 모의한 전술탄도미사일(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발사 훈련을 했다며 김정은이 그의 딸 김주애를 비롯해 군 관계자 등과 함께 현장 지도하는 모습의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에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모자이크 편집 처리가 된 인물이 포착됐다. 북한이 김정은의 노트나 TV 화면 등을 보안 유지를 위해 모자이크나 뿌옇게 블러(blur) 편집하는 것은 흔하지만, 특정 인물에 처리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북(對北) 군사 전문가인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전술핵운용부대를 총지휘하는 연합부대장이나 핵무기 관련 연구소장 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술핵 개발이나 운용 업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인물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신원 노출이 제한되는 등 보안 유지가 필요한 인물을 굳이 모자이크 처리까지 하며 공개한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안 부서 관계자는 “김정은에게 기술적 설명을 하기 위한 실무를 위해 참석했을 수 있다”면서도 “전술핵 운용이 실전단계에 와 있다는 걸 이와 관련된 주요 인물을 등장시키며 과시하거나 한미 군·정보 당국의 분석 작업에 혼선을 주려는 술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우리 정부나 미·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명단에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북한 주요 인사를 제재하는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국제사회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 상황을 환기시키는 등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9일 오전 11시 5분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80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