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함경남도 흥남 해안 절벽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은 ‘북한판 토마호크’라고 불리는 ‘KN-27′ 개량형의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 13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를 문제 삼아 연속 도발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이날 조선일보 통화에서 “흥남 절벽 일대에서 미상 순항미사일이 동해로 발사된 것을 탐지했다”면서 “미사일이 동해상에서 2000km가량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이 KN-27이 아닌 다른 기종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미사일 각종 제원을 정밀 분석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북한이 지난 19일 평안북도 동창리 야산의 지하에 매설한 사일로(silo·발사관)에서 변칙 기동으로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인 KN-23 1발을 동해상으로 쏜 지 사흘만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는 흥남 해안의 바위 절벽으로 유명한 흥남구경대(興南龜景臺) 인근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멀리서 보면 거북이 등껍질 처럼 보이는 구경대(귀경대로도 불림)는 함흥지방에서 명소로 꼽히는 관북십경(關北十景) 중 하나로, 쳔연기념물로도 지정돼 있다.
북한이 철도 위의 열차, 수중 잠수함, 저수지, 골프장 호수가, 산속 등에 이어 이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안 절벽도 활용해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한미 군의 대북 미시일 원점 타격을 어렵게 하는 등 미사일 기습능력과 생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대미 압박용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대남 핵 타격용 미사일인 순항미사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일 사거리 800km로 발사한 SRBM을 동해 상공 800m에서 터트리는 모의 핵탄두 폭파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map)’에 따르면, 이 같은 북한의 미사일이 위력 20kt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같은 높이의 서울 상공에서 폭발할 경우 11만4600여 명이 사망하는 등 53만46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