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과 국력 신장은 안으로는 국민의 저력과 노력, 밖으로는 외교·안보의 든든한 버팀목인 한미동맹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지난 70년의 우리 역사는 이승만 대통령님의 혜안이 옳고 또 옳았음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고 했다. “소중한 한미동맹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이 전 대통령의 대미 외교를 평가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梨花莊·이 대통령 사저)에서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관으로 열린 우남 이승만 전 대통령(1875~1965) 탄생 14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 재임 중인 1953년 10월, 어느 한쪽이라도 공격 받을 경우 서로가 ‘자동 개입’한다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달 말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박 장관은 “6·25 전쟁 참화에 직면한 약소국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전후 최강국인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와 치열하고, 때로는 서로 얼굴을 붉히는 끈질긴 협상을 벌였다”며 “이승만 대통령의 탁월한 외교력과 불굴의 뚝심, 당당한 외교는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후배 외교관들과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끈질긴 투쟁이 없었더라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란 고(故) 한표욱 전 주유엔대사의 회고를 인용하며 “한미동맹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 외교사에서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업적은 불멸의 선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선구적인 업적과 위상이 재조명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의 공으로 유엔이 인정한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정부 수립을 세계 만방에 선포하고, 태평양 바다 건너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이 남긴 한미동맹이라는 위대한 유산이 70년이 지난 오늘에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한미 정상이 다음달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 발자취와 역사적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70년을 열어가기 위한 미래 발전 비전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현안인 한일관계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일본보다 두 단계나 더 높다”며 “한일은 약자와 강자가 아닌 대등한 관계에 놓여있다. 반목과 갈등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미래를 나아가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문제 해법으로 발표한 ‘제3자 변제’와 윤 대통령의 최근 방일에 대해선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라며 “엄중한 국제 정세 속 한일 협력과 한·미·일 공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