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기념관’ 건립 후보지에 대한 사전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보훈처는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인 서울 종로구 이화장(梨花莊)을 비롯해, 이 전 대통령이 수학했던 서울 중구 배재학당이나 수감 생활을 했던 종로구 구(舊) 한성감옥 등 역사적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기념관 후보지 6~7곳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제148주년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2023.3.26/뉴스1

보훈처 관계자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우리 초대 대통령이면서 가장 높은 서훈인 대한민국장을 받은 유일무이한 인물”이라면서 “그러나 정부 수립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초대 대통령이자 최고 유공자에 대한 기념관 하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은 ‘역사적 인물 재평가하기’ 정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으로 내년 예산 반영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말년을 보낸 하와이의 한인들이 기념관을 위해 모은 성금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립 후보지로는 이 전 대통령이 해방 전 5년 7개월간 수감된 적이 있는 한성 감옥과 연관된 부지나 정동 배재학당 인근 등이 검토된다. 이화장도 후보지이지만 면적이 크지 않고 사유 재산권 문제 등이 있다고 한다. 보훈처 관계자는 “건립 부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기념관의 뜻을 살릴 수 있는 곳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현재 동상 건립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고(故) 백선엽 장군과 함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백선엽 장군 동상 지원 사업은 올해 보훈처 예산에 반영됐다. 박 처장은 “이 전 대통령, 백 장군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는 ‘자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인물들에 대한 공과(功過)를 객관적으로 국민께 보여드리고 평가받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처장은 지난 26일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제148주년 기념식에서 “진영을 떠나 이제는 후손들이 솔직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며 기념관 건립 방침을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