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곧바로 조태용(67) 주미 대사를 후임 안보실장에 내정했다. 현직 대사로서 재외공관장 회의차 입국한 조 내정자는 30일부터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한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조 내정자는 4월 말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준비하면서 대북 문제 등 안보 현안도 동시에 챙기게 됐다. 조 내정자의 주미 대사 후임으로는 조현동(63) 현 외교부 1차관이 내정됐다. 이들은 한미 정상회담을 1달 앞두고 발생한 안보실장과 주미 대사 공백에 대처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태용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제14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외교통상부 북미국장과 아일랜드·호주 대사, 6자 회담 수석대표 등 요직을 거쳤고 박근혜 정부 때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냈다. 2020년 21대 총선 때 미래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당선돼 의정 활동을 하다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주미 대사로 발탁됐다. 미얀마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순직한 이범석 전 외무부 장관 사위다.
조 내정자는 김태효 1차장 보좌를 받아 안보실을 이끌게 된다. 김 차장은 대선 캠페인 때 윤 대통령의 안보 참모 역할을 했고 현 정권 출범 때부터 대통령실에서 근무해온 측근이다. 그런 만큼 전보다 역할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 내정자와 김 차장 모두 외교·안보 전략통이라 호흡을 맞추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임 주미 대사에 내정된 조현동 차관은 바로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 절차를 밟게 된다. 조 차관은 19회 외시에 합격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기조실장 등을 지냈다. 북미3과장,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 등을 거친 미국통이다. 조 차관은 노무현 정부 때 이른바 ‘자주, 동맹파 파동’의 핵심 당사자다. 동맹파인 그는 노무현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한 이유로 좌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