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왼쪽부터), K-9 자주포 폭발로 전신 화상을 입은 이찬호 예비역 병장, 천안함 폭침 당시 갑판병이었던 전준영 예비역 병장. /김지호·장련성·오종찬 기자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 북한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 천안함 최원일 전 함장과 부상 장병 등 군 복무를 하다 다친 현역·예비역 군인들 다수가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동맹의 의미와 굳건함을 북한에 부각하고, 부상 장병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방미(訪美)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진 현역과 예비역 군인은 8명이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대령과 갑판병 출신인 전준영 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예비역 병장), 2015년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북한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와 김정원 중사가 함께 갈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7년 K-9 자주포 폭발로 전신 화상을 입었던 이찬호 예비역 병장, 2019년 전방 부대에서 작전 도중 지뢰를 밟고 왼쪽 발이 절단된 이주은 예비역 대위 등도 초청받았다고 한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승전(勝戰)의 주역인 이희완 대령,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김정수 중령 등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통령실로부터 초청 소식을 듣고 “아주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부상 장병들은 방미 기간 윤 대통령의 워싱턴DC 일정에 일부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미동맹재단(이사장 정승조)이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주최하는 만찬에서 부상 장병들이 미군 서열 1위인 마크 밀리 합참의장, 찰스 브라운 공군 참모총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국가보훈처의 보훈부 승격을 앞두고 부상 장병에 대한 예우와 국가 책임을 강조하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한 달 만인 지난해 6월에도 천안함 생존 장병 등 호국 용사와 유가족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