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겸 합참의장이 20일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를 찾아 ‘결전 태세’를 점검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2017년 미 사드가 성주 기지에 배치된 이후 현직 합참의장이 사드 기지를 공개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 모 의장이 한 차례 찾은 적은 있지만, 비공개 처리했다고 한다.
이번 방문은 북한이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하며 도발한 지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대북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추가 도발 징후를 보이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이날 해군 특수전전단, 공군 공중전투사령부, 사드기지 등 한미 핵심 군사 기지 3곳을 전격 방문했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수중 은밀 침투가 가능한 해군 최정예 특수작전 부대다. 김 의장은 “특수전전단은 존재만으로도 적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유사시 필요한 작전능력과 태세를 완비하기 위해 실전적 훈련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합참은 전했다. 이어 김 의장은 공군 공중전투사령부를 방문해 “적 도발 시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는 결전태세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사드 기지에서는 주한미군 방공여단장으로부터 방공작전 현황을 보고받았다. 주한미군은 지난달 사드 배치 6년 만에 처음으로 사드 발사대를 기지 밖으로 이동시키는 원격 전개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패트리어트와 통합 운용하는 훈련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이날 “북한의 어떠한 기만·기습적 미사일 위협에도 철통 같은 감시와 방호태세로 동맹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임무를 수행해달라”면서 “한미 장병이 한미동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최근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하고, 군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공식화하며 추가 도발 가능성이 커진 만큼, 대비태세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