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즉석에서 열창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듀엣을 하려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대통령의 중요한 외교 활동에 대해 근거 없는 무책임한 모함을 하는 것은 국익을 훼손하는 반국가적 작태”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백악관 만찬에서 미국 팝 가수 돈 매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점을 비판하는 주장을 했다. 박 전 원장은 ‘미 소식통’에게 들은 내용이라며 “처음부터 조율된 아메리칸 파이였기에 작곡가가 서명한 기타도 준비한 것이고, 또 윤 대통령께서 열창하신 그 소절의 다음 소절은 바이든의 큰아들이 개사해 애창해 왔기에 만약 윤 대통령께서 한 소절을 더 안 하셨다면 바이든 대통령도 듀엣으로 하려 했답니다. 바보 대통령실?”이라고 적었다.

박 전 원장의 이러한 주장은 앞서 대통령실 해명과는 배치된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만찬에서 유명 뮤지컬 스타들이 그 노래를 불렀고 바이든 대통령이 갑자기 대통령께 노래를 청해 약간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었지만, 만찬 참석자들이 한미 동맹 지지자들이고 바이든 내외가 만찬에 기울인 노력을 잘 알기에 거절할 수 없어 한 소절 불렀던 것”이라고 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 후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는 1분 55초 분량의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윤 대통령은 재능이 많은 사람(President Yoon, a man of many talents)”이라고 적었다. 이 영상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는 당신의 애창곡 중 하나가 ‘아메리칸 파이’라는 점을 안다. 우리는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며 윤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건네는 장면이 나온다.

만찬에 참석한 내빈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고, 윤 대통령은 웃으면서 잠시 망설이다 “한미 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께서 원하시면 한 소절만 (부르겠다)”며 노래를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매클레인의 서명이 들어간 통기타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