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7국(G7) 정상회의에 맞춰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무력 도발할 징후가 포착돼 한미 군 당국이 대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는 G7을 겨냥해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한미가 관련 대응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 초 사나흘에 한 번꼴로 각종 미사일을 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다 지난 13일 고체연료 ICBM 발사 이후 한 달째 잠행하고 있다.
이번 G7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한미와 관련된 주요 국제 행사에 맞춰 무력시위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공사를 하는 정황이 포착돼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도 최근 정찰기를 띄우는 등 대북 동향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이 기습 발사가 가능한 고체 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을 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북 도발을 억지하고 ‘레드라인’을 넘지 말 것을 경고하기 위해 최근 태평양 괌 기지에 기항한 미 전략 핵잠수함(SSBN)을 G7 기간 부산 등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 4성 장군인 제임스 매콘빌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8일 방한(訪韓)해 주한미군 주요 부대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매콘빌 총장은 이날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한미연합사 등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콘빌 총장은 이날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등 한국군 고위 관계자들도 각각 만났다. 그는 이날 충남 계룡에 있는 육군본부를 찾아 박 총장과 함께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고 육군 본부는 전했다. 매콘빌 총장은 이날 김승겸 의장을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미 양국 군 간 공조 및 상호 협력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매콘빌 총장은 한국군 측과도 비공개회의를 하면서 7차 핵실험, 신형 ICBM 발사 등 북 도발 징후를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