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이드 쿠제치(63) 신임 주한 이란 대사가 1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국과 중동의 경제 관계에 있어 한국은 이란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제치 대사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전달한 뒤 가진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당시 현지에 파병된 국군 아크 부대원들에게 “UAE의 주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이란 측이 이의 제기를 하는 등 논란이 된 지 넉 달 만에 우호적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UAE에 파병한 국군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으나, 이란 외교부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달라”며 항의했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찾은 모습. /뉴시스

쿠제치 대사는 이날 환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신의 이름으로, 그리고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이름으로 각별한 안부를 전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 특히 핵무기가 생산, 축적, 사용되는 것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가 더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신임장 제정 소감을 영어로 말하던 쿠제치 대사는 말미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주한 이란대사관은 이날 대사관 트위터에 쿠제치 대사가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쿠제치 대사는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경제통으로 알려졌다. 핵 개발 등을 이유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이란 외교부의 주요 부서인 저항경제외교 부국장을 지내다 이번에 한국 대사로 부임했다. 한국과의 경제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