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국방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했다. 국방혁신위는 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김 전 장관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전 장관을 “부위원장님”이라 부르며 ‘제2 창군’ 수준의 국방 혁신을 주문했다. 2017년 5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서 물러난 뒤 6년 만에 안보 현장에 복귀한 김 전 장관은 “국방 혁신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방혁신위 모두 발언에서 “제2 창군 수준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강군을 만들어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가 있다”며 군의 ‘대대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3군 합동성 강화와 전력 통합 등을 위한 ‘전략사령부’ 창설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북한 핵·미사일 대응력 강화도 주문했다.

국방혁신위는 대선 때 과학 강군 육성 등을 공약한 윤 대통령이 작년 12월 제정한 대통령령에 따라 발족했다. 위원장을 맡는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전 장관 등 위원 8명을 위촉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압도적 대응 역량을 갖추고 대내외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군 구조로 탈바꿈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감히 싸움을 걸어오지 못하게 하는 강군으로 군을 바꾸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군의 지휘 통제 체계도 최적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존경받는 군 원로이신 우리 김관진 전 장관님을 모시고 위원회를 출범하게 됐다”면서 김 전 장관을 ‘부위원장님’으로 불렀다. 김 전 장관이 좌장을 맡아 혁신위를 이끌어달라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선 김 전 장관에 대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분”이라고도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전 장관과 오찬도 했다.

김 전 장관은 회의에서 “당장에라도 싸울 수 있는 군이 되도록 준비하는 동시에 작지만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첨단 기술을 군사작전에 접목하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장관 재임 시절 군 상부 지휘 구조 개편 등 ‘국방개혁307계획’을 추진했고, 사회 전반에 걸친 심리전, 사이버전 공격이 접목된 4세대 전쟁 양상에 대한 대비를 강조해 왔다. 김 전 장관은 통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시화하고 미·중·러 갈등 등 세계 안보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방 혁신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했다. 과거 북한의 대남·대미 대화 공세에 대해 “연작처당(燕雀處堂)”이라고 했던 김 전 장관은 이날도 “지금도 경계로 삼아야 할 말”이라고 했다. 연작처당은 제비와 참새가 처마 밑에 둥지를 짓고 안락하게 지내면서 경계심을 잃어 집에 위험이 닥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도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혁신4.0′에 대해 “목표는 위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최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해 군의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적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에서는 국군 통수권자가 전 세계에 북한이 비핵화할 것이니 제재를 풀어달라고 해 결국 군이 골병들고 말았다. 정치 이념에 사로잡혀 북핵 위험에서 고개를 돌려버린 것”이라면서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