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마리 트레블리안(54) 영국 외무부 인도·태평양담당 부장관은 11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의 7국(G7) 정상회의 참여는 중요한 덧셈(addition)”이라고 했다. 영국이 주요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 동맹 ‘오커스(AUKUS)와 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관련해서도 “앞으로 중요한 친구이자 동맹인 한국과의 협력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이날 한국의 G7 추가 가입 가능성에 대해 “한국은 호주와 더불어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커스에 대해서는 “3자 연합으로 시작했지만 지역 안보를 위해 여러 파트너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을 지지하기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할 것”이라며 영국이 일원인 파이브 아이스와 한국 간 협력 확대도 시사했다. 영국은 지난 2021년 퀸 엘리자베스 항모 전단이 동해상에서 재난 구호 훈련을 하고 올해 4월 해병 특수부대가 6·25 전쟁 후 처음으로 한미 훈련에 참여하는 등 한반도에 대한 관여를 확대하고 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대만해협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로이터 인터뷰 발언에 대해 “동의한다”며 “영국도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중요한 파트너인 중국과 무역을 확대하고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 대응에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인권, 강제노동같이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에서는 목소리를 내는 비판적인 친구가 되려 한다”고 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자유, 공정한 무역, 개방 같은 가치들을 강조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라며 “국제법 위반이나 인권침해 같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직 보수당 하원 의원인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지난해 10월 외무부 부장관에 임명돼 인도·태평양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11~12일 처음 한국을 방문해 ‘제1회 한·영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 참석했고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봤다. 그는 올해로 수교 140년을 맞은 양국관계 관련 “한국은 아시아의 중요한 ‘앵커(anchor)’ 국가”라며 “에너지, 공급망, 양성 평등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한 영국대사관은 이날 주한 영국상공회의소(BBCK)와 함께 한국 내 직장인 여성들의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임파워(empower)’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한국 여성들은 세계 최고의 교육을 받고 있지만 정상에 충분히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 정치인으로서 그들을 언제나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