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잠수함사령관이 최근 제주 해군기지를 방문해 한국 잠수함사령관과 사흘간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잠수함 전술회의를 실시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미 전략 핵잠수함인 ‘메인함(SSBN 741)’이 지난달부터 괌 기지, 필리핀 해상에서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며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가운데, 미 잠수함사령관이 제주 기지를 먼저 찾은 것이다.
군에 따르면, 미 제7잠수함 전단 및 태스크포스(CTF) 74의 릭 시프 사령관은 지난 22~24일 제주 기지를 방문해 이수열 해군 잠수함사령부 사령관과 ‘한미 잠수함전투 회의(SWCM)’를 개최했다. 한미는 이날 양국 사령관을 비롯해 잠수함 운용 참모가 참석한 가운데 최신 전술 정보를 교환하고 차기 연합 훈련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한미 연합 대잠 전투 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한미 양측은 이날 SWCM 회의와 별도로 비공개 회의도 진행해 지난달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서 ‘핵우산(확장억제)’ 강화 방안으로 제시된 ‘SSBN의 한반도 기항’과 관련해서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인함의 한반도 전개를 앞두고 한미 잠수함사령관이 사전 미팅을 한 셈이다.
이번 SWCM에 한미 대표로 참석한 이수열 사령관과 릭 시프 사령관은 지난달 괌 기지에 기항한 메인함에서도 만났었다. 당시 이 사령관은 한국 해군으로서 처음으로 SSBN인 메인함에 승함해 시프 사령관으로부터 전략 핵잠수함 전력 관련 브리핑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한 달 만에 양국 잠수함사령관이 괌에 이어 제주에서 잇달아 만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핵잠수함 등 미 전략자산과 관련한 양국 협력이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에 따르면, 미 제7잠수함 전단은 6·25전쟁 당시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됐다. 현재 주일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본부를 두고 서태평양 최선전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