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TV

김여정은 1일 담화에서 “우리의 위성 발사가 규탄받아야 한다면 미국부터 시작해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들이 모두 규탄을 받아야 한다”며 “남들이 다하는 위성 발사를 놓고 우리만 안 된다는 억지 논리는 날강도적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한국도 지난달 25일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했지만 국제사회는 아무 문제를 삼지 않았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위성 발사를 국제법을 통해 불허한 것은 근본적으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 때문이다. 우주 발사체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로켓 엔진과 단 분리가 이뤄지는 점에서 원리상 동일한 기술인데,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가 핵무기 투발(投發) 수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차하면 정찰위성이 아닌 전술핵·전략핵을 탑재해 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똑같이 식칼을 구입해 쓰는데 일반 가정에서는 요리를 위해 사용하지만, 전력이 있는 범죄자에게는 흉기가 될 수 있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했다.

국제사회는 핵무기를 불법으로 개발한 북에 위성을 발사할 자격 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안보리 결의는 유엔 국가에는 국제법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다.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도 이를 근거로 “북한의 위성 발사는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가 지난달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순수 우주 발사체다. 우리 정부가 “위성을 탑재해 띄우는 게 목적”이라 분명히 밝히고 있고, 한국이 북한처럼 불법적으로 핵 개발을 하거나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같은 관리·감독을 거부하는 나라도 아니기에 국제사회가 군사적 목적의 이용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전 세계가 규탄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31일(현지 시각) “불법적 미사일 발사 행위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결의를 사상 처음으로 채택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한반도 안정을 위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다”고 했다. 이 외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의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 호주, 카자흐스탄 등이 잇따라 비판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