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단(김태년·홍익표·홍기원·홍성국)은 15일 오후 베이징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중 관계가 더 이상 악화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확보한 것이 이번 방문의 큰 성과”라면서도 “중국 측은 한중 관계 해결의 책임이 중국에 있지 않고, 한국이 선의의 조치를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중국 측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한중 관계 악화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싱하이밍 대사의 내정 간섭 논란 발언에 대해 중국 측에 “충분히 항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싱 대사 ‘페르소나 논 그라타’(PNG·외교적 기피인물) 지정이나 추방을 여권 등이 주장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2~15일 중국에 머문 방중단은 외교부 쑨웨이둥 부부장(차관급) 등 중국 정부 당국자와 싱크탱크를 방문해 한중 현안을 논의했다.
외교관 출신인 홍기원 의원은 “중국 정부는 한중 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하면서도 그 책임이 중국이 아니라 한국에 어느 정도 있다고 얘기했다”며 “대만 문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 인사들의 발언과 태도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또 “중국이 소위 내정 문제라 생각하는 홍콩과 신장 위구르 문제,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해 한국이 언급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홍익표 의원은 “중국 측은 한중 관계 악화는 제3자 요인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는 미국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한미 동맹 강화 위해 한중 관계 희생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중국 고위 관계자는 홍 의원에게 “한중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한국에서 선의의 조치, 상응하는 조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조치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홍 의원은 “중국 측에 싱하이밍 대사 발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이런 발언이) 한중 관계를 해치는 것이라고 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에서 싱 대사의 외교적 기피 인물 지정이나 추방 얘기가 나오는 것이 적당한지 모르겠다”며 “외교에는 선(線) 이 있고 서로 이러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태년 의원은 싱 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논란이 커진 시기에 방중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중 관계가 좋으면 야당 의원이 나설 이유가 뭐가 있느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관계 끊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고, 그게 정당이 취할 태도라고 생각하느냐”라고 했다.
김 의원은 “중국 방문은 4월부터 준비했고, 우리가 어떤 전략을 갖고 경제적으로 중국을 접근해야 하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정부의 대중 외교로 인해 한중 외교가 많이 불편해져 있는데 사드 보복이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중 무역 적자가 15개월째 지속되는데 절반 이상 원인이 중국 때문”이라고 했다.
방중단은 현재 중국이 자국민 단체여행 허용 국가(현재 60국)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도 했다. 홍익표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서 전향적 검토를 약속했다”고 했다. 또 중국 내 지적재산권 단속 강화,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할 때 중국인과 동일한 대우를 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