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평화에 대한 도전”이라며 “불법 도발에 대해 대한민국은 차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은 최근 두 달 새 G7(7국) 및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모두 정상회담을 마무리하게 됐다.

윤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겸한 단독회담에 앞서 파리 엘리제궁에서 양국 언론을 상대로 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가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해 3241명의 희생을 치르며 북한의 남침을 막은 것을 언급하며 “프랑스는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이자 위기 때 달려와준 우방국이다” “이러한 도움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고 영화 ‘기생충’을 만든 나라가 됐고 파리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케이팝(K-Pop)의 나라가 됐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선도하는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후(戰後) 재건 지원, 우주·항공 협력 및 공급망 구축 등을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며 “국제법에 의거해 북핵 위기에 결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프랑스가 한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이는 2018년 10월 한·프 정상회담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제안한 ‘대북제재 완화’를 완곡하게 거절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프랑스는 캐나다, 영국 등과 함께 국제 사회에서 대북제재를 모범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산업은 단순히 경제문제가 아니라 우리를 규정하는 문제”라며 “에너지, 배터리, 원전, 방위산업, 항공 분야에서 양국은 공고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