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자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파리에서 동포간담회를 하며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20일 열리는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경쟁국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날 공군 1호기 편으로 파리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파리 시내 한 호텔에서 동포들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했다. 윤 대통령은 동포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월 에펠탑이라는 대표적인 박람회 유산을 자랑하는 이곳 파리에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위한 최종 투표가 진행된다”면서 “대한민국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온국민이 하나가 되어 뛰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번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인류가 당면한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서 세계 시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관, 그리고 우리 국민들께서 염원하는 박람회 유치를 위해 프랑스 동포들께서도 당연히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박람회 유치는 BIE 회원 179국에서 비밀투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치하는 과정이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며 “우리가 이것을 유치하게 된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글로벌 외교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파리 방문은 2030엑스포 부산 유치전을 직접 이끌기 위해서다. 오는 11월 2030엑스포 유치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분수령이 될 이번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윤 대통령이 직접 연사로 참여해 영어로 연설한다. 가수 싸이가 첫 연사로 스타트를 끊고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 성악가 조수미씨 등은 영상으로 부산 유치를 홍보하고, 마지막 연사로 윤 대통령이 나선다.

BIE 회원국 투표로 주최국을 선정하는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특히 2030엑스포는 5년마다 열리는 등록엑스포(registered Exposition)다. 등록엑스포 중간에 열리는 인정엑스포(recognized Exposition)보다 주제와 규모가 훨씬 광범위하고 기간도 최장 6개월에 이른다. 지금까지 등록엑스포를 유치한 나라 90% 이상이 선진국들이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전의 가장 강력한 경쟁국은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보다 앞서 지난 16일 파리를 찾아 유치전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에 맞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의 발전 모델과 K 콘텐츠의 힘을 부각해 BIE 회원국의 표심을 사로잡겠다”고 했다. 한국은 BIE 회원 179국 가운데 절반 정도가 아직 지지국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이번 4차 프레젠테이션에 윤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며 승부를 걸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