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는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 진양교 홍익대 교수, 인공지능(AI)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의 이수인 대표가 연사로 등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엑스포 예정지인 부산 북항은 자연·기술·인간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으로 이러한 부산엑스포 주제와도 연결되는 상징적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PT 직전까지도 세 연사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엑스포 관련 정보 누출을 우려한 ‘깜짝 카드’ 성격도 있다. 그만큼 엑스포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프랑스 출신인 페로는 30대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설계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쌓은 세계적 친환경 건축가다. 녹지 공간과 연계된 이화여대 복합단지(ECC)를 설계했고 2021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맡는 등 한국과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부산은 유엔 해비타트와 힘을 합쳐 해상도시(플로팅 아일랜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엑스포 행사 후에는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친환경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 페로의 건축 철학과도 연결된다.
진양교 교수와 이수인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함께 연사로 등장했다. 진 교수는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에 총괄 조경가로 참여했고, ‘서울시청 광장’ 등 주요 공원과 광장을 설계했다. 진 교수는 엑스포의 주무대가 될 부산 북항 박람회장 조성에 대해 조언해 왔고,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 현지 실사를 왔을 때 직접 PT를 했다.
이수인 대표는 기초 교육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의 대표다. 에누마는 지난 2019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후원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에서 공동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는 디지털 교육에서 소외된 장애인이나 개발도상국 아동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전쟁의 폐허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룬 부산엑스포 유치 취지와도 연결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