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에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됐다. 사드 전자파는 측정 최대값이 ‘0.018870W/㎡’로 인체보호기준(10W/㎡)의 530분의 1 수준(0.189%)에 그쳤다. 휴대전화 기지국보다 전자파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7년 사드 도입 당시 일부 정치인과 단체 및 언론 매체는 ‘사드 전자파가 참외를 썩게 한다’ ‘성주 참외가 전자레인지 참외가 될 것’이라며 각종 ‘사드 괴담’을 확대 재생산했다. 하지만 사드 임시 배치 6년만에 인체에 무해(無害)하다는 정부의 과학적 검사 결과가 이번에 나온 것이다.
국방부와 환경부는 21일 “지난달 11일 국방부 국방시설본부가 접수한 성주 사드기지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협의를 완료하고 환경영향평가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2017년 임시 배치 이후 6년만에 기지 건설을 위한 행정 절차가 종료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차일피일 미뤄진 사드 환경영향평가가 이제서야 완료됐다”면서 “사드 기지내 인프라 건설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공군과 한국전파진흥협회의 실측자료를 검토한 결과, 사드 전자파는 측정 최댓값이 0.018870W/㎡로 인체보호기준(10W/㎡)의 530분의 1 수준(0.189%)에 불과했다.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전파법 제66조의2에 따라 설립된 신뢰성 있는 전문기관이다.
환경부는 “사드 전자파와 관련해 국방부(공군)와 신뢰성 있는 제3의 기관인 한국전파진흥협회*의 실측자료를 관계 전문기관 및 전문가 등과 함께 종합 검토한 결과 측정 최대값이 인체보호기준의 0.2% 수준으로 인체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사드 포대는 대구지방환경청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2017년 임시 배치됐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주민·종교 단체 등이 전자파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기지가 정상적으로 조성되지 못했다. 이에 사드 기지 근무 한미 장병들이 식수도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헬기로 식량 등을 공수해야 했다. 사드 전자파 괴담은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상황과 맞물려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전자레인지 참외’ 등 근거없는 사드 괴담이 확산해 국내 최대 참외 생산지인 성주 농민이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사드 기지 ‘정상화’ 의지를 밝히고 환경영향평가, 2차 부지 공여, 인력·물자·유류 지상 수송 등에 속도를 냈다.
이에 작년 9월부터 보급물자와 병력, 장비 등을 지상으로 제한 없이 수송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도 사드 부지 공여 문서에 서명해 40만㎡에 대한 2차 공여도 완료했다.
정부는 올해 4월 사드기지 주변 주민들에 대한 24개 지원사업안을 마련한 만큼, 내년에는 사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법령 개정과 예산 편성 조치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과 박승흥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은 “환경부와 국방부가 협력해 성주기지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했다”며 “미측과 이번 협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 핵 미사일을 요격 방어하기 위한 무기 체계다. 주한미군은 지난 3월 13~23일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방패(프리덤쉴드·FS)’ 기간 사드 발사대를 경북 성주 기지 밖으로 전개하는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미군은 올해 중 사드 훈련을 추가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