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강원 고성 민통선 검문소에서 오토바이족들이 “무단 통과할 수 없다”고 초병이 5차례에 걸쳐 알렸는데도 오토바이를 앞·뒤로 움직이며 돌진을 시도했던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민통선 검문소를 통과하려면 사전 신고해야하고 오토바이로는 민통선 이북 진입이 되지 않는데도 무단 진입하려 했다는 것이다.
군은 이들 오토바이족이 초병 근무자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욕설까지 한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한다. 군사 작전이나 초병 근무를 방해하면 수년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오토바이족들은 지난 27일 jTBC방송에 출연해 “초병들이 공포탄을 쏘며 과잉대응했다”며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은 검문소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돌려본 결과 초병들은 규정대로 근무를 서며 이들 오토바이족을 대했고 공포탄 발사를 통한 제지도 정당한 조치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오토바이족의 민통선 침입을 제지한 초병들은 제22보병사단 ‘율곡부대’ 소속으로 올해 열아홉인 A상병과 스무살인 B일병이다. 이들은 지난 25일 일요일 고성 제진검문소에서 근무를 서다 대형 오토바이 2대를 나눠 탄 40대 중반 이상 남성 3명이 민통선을 통과하려 하자 제지했다.
초병들은 오토바이로는 민통선 이북에 들어갈 수가 없고 민통선 통과도 사전 신청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규정에 따라 설명했다. 검문소 입구에도 큰 글씨로 오토바이 진입 금지라는 푯말을 붙여놓은 상태였다. 초병들은 총 5차례에 걸쳐 이 같은 규정을 설명하며 통과 불가 입장을 전했다.
그러자 오토바이족들은 오토바이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검문소를 통과하려고 시도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초병은 공포탄 1발을 발사하는데, 직후 한 명이 오토바이에서 내려 초병의 총기에 손을 대며 힘으로 빼앗으려 했다. 이에 초병은 재차 공포탄 1발을 발사했고, 근처에 있던 상사 1명이 오토바이 남성들을 제지하며 상황을 수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군인들에게 욕설을 여러 차례에 걸쳐 했다.
오토바이족들은 “통일 전망대에 가려고 검문소를 통과하려고 한 것이다” “오토바이를 탑승하고 출입하는 것이 제한되는 것을 몰랐다”며 초병들이 과잉대응했다는 입장이다. 공포탄 발사 방향도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군 관계자는 “진술이 엇갈리긴 하지만 검문소 CCTV를 보면 초병은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 오토바이 남성들을 대했고 민통선 진입 관련 규정을 정확하게 알려주며 무단 진입을 제지했다”면서 “초병들에게 포상 휴가를 주려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합참 이성준 공보실장은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메뉴얼대로 초병 근무를 선 병사들에게 포상 휴가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었다. 오토바이족들이 이후 “초병들의 과잉대응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군이 포상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군 장병들 사이에서는 “군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군 복무하는 병사들에게 욕설을 한 것은 잘못이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들이 당초 통일전망대 방문을 계획했던 것이 맞는지도 조사해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통일전망대 홈페이지에는 민통선 출입과 관련된 규정이 공지돼 있다. 또 바이크족 사이에서는 민통선 이북 통행 불가 정보는 익히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