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6일 VOA(미국의소리)에 “공정하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조사 결과에 외부 당사자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는 어떤 의혹도 전혀 근거가 없으며 허위”라고 했다. 최근 발표된 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검증 보고서에 대해 한국 야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회원국의 당국자·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기본 방침”이라면서도 이같이 반박한 것이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7일 도쿄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IAEA는 과학적이고 중립적”이라며 “한국 내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 야당과 만나고 싶고 (방류 반대) 의견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오후 늦게 방한한 그로시 총장은 2박3일간 한국에 머물며 8일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외교 소식통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일본 방문 직후 한국을 찾기로 결정한 데는 IAEA에 대한 국내 일각의 비판 수위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이유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IAEA가 보고서를 발표한 전후로 “도쿄전력의 용역 발주 보고서와 같은 수준”(박광온) “일본의 맞춤형 용역 보고서”(정청래 최고위원)라며 ‘IAEA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 고위급 당국자들이 ‘오염수 문제 대응을 위한 IAEA와의 공조’를 언급했을 때는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IAEA에 가입한 지 64년 만에 처음으로 176국이 회원국으로 있는 이 기구의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2021년 6월 최종문 당시 외교부 차관은 국회 외통위 소위에 출석해 “IAEA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신뢰를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외교부는 IAEA 국제검증단에 한국 측 전문가인 김홍석 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원의 참여가 결정되자 이를 홍보하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