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12일 국방기자단 공지를 통해 “북한이 오전 10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 미사일은 90도에 가까운 고각(高角)으로 발사돼 1000km 거리를 약 74분간 비행하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탄착했다. 최고고도는 약 6000km로 추정됐다.
이날 도발은 전날 김여정 북한 당 부부장이 지난 10~11일 주한미군 정찰기가 북한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미 정찰기 격추 위협을 한지 하루만이다. 북한 ICBM 발사 기준으로는 지난 4월 13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 발사 이후 90일 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5일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하며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27일 만에 미 정찰기 활동을 문제 삼아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것이다.
군은 북한이 전승절이라는 주장하는 이달 27일 진행할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해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감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 국방성과 김여정은 지난 10~11일 총 3차례에 걸쳐 미 정찰기가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상공을 침범했다며 문제삼았다. 그러나 육군 대령 이성훈 합참 공보실장은 “미 공중감시정찰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활동이었다”면서 북한 담화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EEZ는 통상 무해통항권(선박이 연안국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지 아니하는 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는 권리)이 인정되는 공해로, 북한이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합참은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 도발과 관련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와 화상으로 연결된 NSC 상임위 회의에서 북한의 불법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통해 확장억제(핵우산)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