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박진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14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해 “한반도와 국제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특히 미국은 “한일에 대한 방위 공약은 철통(ironclad)같은 것”이라며 “핵을 포함한 모든 방어 역량(full range of capabilities)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미·일 회담은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때에 이어 올해 2번째 개최된 것으로, 북한이 지난 12일 고체 연료 ‘화성-18형’ ICBM을 발사한 직후 이뤄졌다. 앞서 아세안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세 장관은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인 바틱(batik) 셔츠 차림으로 나란히 회담장에 등장했다. 한·미·일은 별도로 공동성명을 채택해 “북한 정권이 고집스럽게 한정된 자원을 불법적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투입함으로써 주민들의 고통과 인권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을 개탄한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 개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한·미·일과 국제사회 결의를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은 성명에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합중국의 방위 공약을 철통같음을 재차 강조(reiterate)한다”며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또 북한의 격상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해상미사일 방어 훈련 ▲대(對)잠수함 훈련 ▲해양 차단 훈련 등 3국 간 군사·안보 협력을 더욱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의 공동 안보에 북한의 도발보다 큰 도전은 없다”며 “어떤 침략도 억제하고 방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박진 장관 역시 “북한의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고, 하야시 외무상은 “한·미·일 3국 간 전략적 공조가 지금보다 중요한 때는 없다”고 했다. 반면 김여정은 비슷한 시간 담화를 내고 “ICBM 발사는 정당한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을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제안으로 이르면 8월 미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일 정상회담 관련 사전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한·미·일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기후변화 대응과 해양안보 역량 강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공조를 약속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