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1년 이상 전쟁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지원 의사를 밝히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현지에서 서면 브리핑을 통해 “폴란드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현지시각 1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대통령은 먼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市)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 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보았다”며 “대통령은 잠시 후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국립 바르샤바대 강연 등 2박 3일의 폴란드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정을 연장해 이날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찾았다.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에 따라 성사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황 등 안보 정세와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극비리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래 전에 (우크라이나 측에서) 양자 방문 초청을 받았고 고민을 오래 했다”며 “경호와 안전 문제, 방문 필요성 등을 놓고 고심 끝에 입장을 정하고 윤 대통령이 결심해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그동안 지켜온 원칙 하에서 포괄적이고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와 한국 간에 돕고 또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전시 상황에서 협력 문제, 향후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의 협력 문제, 구체적으로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 많이 식별돼 이번에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국 정상이 정중하게 방문 초청을 하는 것은 국제사회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고, 그것(기대)을 담은 요청이라고 저희는 받아들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7국(G7) 정상회의 때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한 데 이어 지난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도 그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에서 기업인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재건은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