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영웅인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국가보훈부는 24일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 검색 및 온라인 참배’란에 게재된 백선엽 장군의 ‘친일파’ 문구가 법적 근거 없이 기재된 것을 확인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게재 경위 등을 검토한 결과 백 장군은 ‘장성급 장교’로서 국립묘지법에 따라 적법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음에도,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안장 자격이 된 공적과 관계없는 문구를 기재하는 것은 국립묘지 설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안장자 검색 및 온라인 참배란은 사이버 참배 서비스 등을 제공해 안장자 명예를 선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인데, 이와 반대로 오히려 명예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봤다”고 했다. 다른 안장자는 범죄 경력 등 안장 자격과 관련 없는 정보는 기재하지 않는다는 점, 유족의 명예훼손 여지가 있음에도 유족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백 장군 외에도 국가유공자 11명의 안장 기록에 ‘친일파’ 문구를 공시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특별법으로 조직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파라고 규정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김백일 미 군정 국방경비대(국군 전신) 3연대장, 김석범 2대 해병대 사령관, 김홍준 국방경비대 4연대 창설 중대장, 백낙준 초대 연세대 총장, 백홍석 초대 육군 특별부대 사령관, 송석하 전 국방연구원장, 신응균 초대 국방과학연구소장, 신태영 4대 국방부 장관, 신현준 초대 해병대 사령관, 이응준 초대 육군참모총장, 이종찬 8대 국방부 장관 등이다. 보훈부는 이 11명도 유가족의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검토를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