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유엔 등 국제사회는 27일 6·25전쟁 정전(停戰) 70주년을 맞아 북한 공산 세력의 침략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킨 참전 용사들을 추모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등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특히 한미 양국 정상은 정전과 더불어 출범한 한미 동맹이 “세계 평화의 핵심축”이라고 했다. 한미 동맹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글로벌 차원의 ‘자유 동맹’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정전 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73년 전 자유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하나의 유엔 깃발 아래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며 “유엔군 참전 용사는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도 유지되는 유엔군사령부는 “유엔 역사에서 유일하며,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며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하고, 한미 동맹을 핵심축으로 해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유엔군 참전 22국 정부 대표단과 참전 용사들이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포고문에서 “한미 동맹은 민주주의와 안보, 자유 등 신념을 공유하는 데서 시작됐다”면서 “오늘 한반도에 함께 있는 수많은 한미 장병은 우리가 공유하는 힘의 원천이며 이들은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의 핵심축이 되도록 유지해준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전 협정 기념이 화해, 형제애, 항구한 화합의 밝은 미래까지 제시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한반도 평화에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이 달렸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한 중국·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27일 0시에 열린 ‘전승절’ 기념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밤에 열린 열병식도 참관했다. 김정은은 전날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무기 전시회를 둘러보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기를 직접 설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