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7·27 ‘전승절’을 다룬 공식 매체와 대외 선전 매체 보도에서도 중국보다 러시아를 부각했다.
통일연구원은 30일 북한의 전승절 행사를 다룬 27~28일 노동신문 보도를 분석한 결과, 중국 대표단 사진은 30장, 러시아 대표단 사진은 84장으로 3배가량 많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북한의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를 표현한 부분에서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관련 보도에서는 북·러 간 ‘견해 일치’ ‘전략적 단결’ ‘공동 전선’ 등이라고 의미를 강조한 반면, 북·중 관계에 대해선 ‘전통적 우의’ 정도의 상투적 표현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축하 사절단의 ‘급’도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번에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을 보냈는데 리 부위원장은 정치국 위원 24명 중 한 명이다. 종전엔 훨씬 급이 높은 인사를 보냈었다. 러시아의 경우 국방 장관이 김정은과 만나고 열병식에 참석한 것 자체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적극성에 비해 (미·중 관계를 고려한) 중국이 상당 부분 신중한 거리 두기를 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 공식 매체보다 급이 낮은 대외 선전 매체 역시 중국보다 러시아 대표단 보도가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29일 발행된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1면부터 7면까지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 장관 사진을 중국 대표단장인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사진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배치했다. 6~7면은 아예 김정은과 쇼이구 사진만 실렸고 두 사람이 함께한 일정을 자세하게 다뤘다.
통일연구원은 중·러의 북한 열병식 참석을 이번 열병식의 ‘문제적 장면’으로 꼽고, 8~9월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 대응을 명분으로 북한의 도발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