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미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경기도 성님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손인사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20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5~11일(5박7일)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차례로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이 31일 밝혔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참석이다. 윤 대통령이 작년 발표한 독자적인 한·아세안 연대 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역내 외교전에 나서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5일 첫 방문지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동포 간담회를 하고 6~7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6일엔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7일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아시아의 공동 비전과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길에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아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대통령 초청으로 오는 8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양국 주요 기업 CEO 40여 명이 참여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8일 오후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하나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션에 참석해 기후 변화 취약국 지원 확대, 청정에너지 전환 등 기후 위기와 관련한 한국의 기여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때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각국의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페인, 아르헨티나, 모리셔스 등 각국 정상과 양자 회담도 10여 건 잡았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중 정상회담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정상회담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한·중 정상회담은 그 다음 다자회의 때로 미뤄질 수 있다”고 했다. 박진 외교장관은 31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80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한·중 현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아세안 정상회의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