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일 오전 4시 서해상으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전술핵공격 가상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3일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지 사흘 만이다. 북한은 “지난 29일부터 ‘남한 전 영토 점령’ 지휘훈련을 실시 중”이라고 공개한 상태다.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가 북한 장산곶에서 약 13㎞ 거리인 백령도 등 서북도서 점령 공격을 가정한 실전 훈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시험용 모의 핵전투부(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발이 실전 환경 속에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 전략순항미사일운용부대가 청천강 하구에서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은 1500㎞ 거리를 각각 7672초, 7681초간 ‘8(팔)’자형 궤도를 그리며 비행하다 목표한 섬 상공 150m 지점에서 공중 폭발했다. 핵 공격은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폭발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중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3월 19일 모의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로 공중 폭파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순항미사일로 공중 핵폭탄 폭발 시험을 벌였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3월 28일 ‘화산-31′이라고 이름 붙인 전술핵 탄두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러면서 규격화한 이 핵탄두를 600㎜ 초대형 방사포, 순항미사일 화살-1·2 등 7종의 미사일과 공격형 수중 무인정 ‘해일’에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화산-31 공개 이후 핵탄두 공중 폭발 시험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항미사일은 마하(음속) 1 전후로 마하 10 전후인 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고정된 포물선 궤도를 그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낮은 고도로 지표면·수면에 붙어 8자형 등 곡선 비행을 하며 장애물을 피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이 지난달 27일 이례적으로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해군 무력 강화”를 강조함에 따라 이번 전략순항미사일 발사가 백령도 상륙 등 바다 전투 상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북한은 전략적 요충지인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포함한 서해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등 각종 도발을 일으켜 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김승겸 합참의장도 지난달 7일 연평 부대를 방문해 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