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사란 차런수완 태국 사무차관(대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다에서 열린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지난해 회의에서 (발표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은 아세안 중심성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에 대한 대한민국의 확고한 지지를 근간으로 한다”며 “한·아세안의 공동 번영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 “지난 1년간 한-아세안 연대구상이 8개의 중점 과제를 식별하고,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세안 중심성’은 아세안이 다자협력이나 양자 협력 관계에서 아세안 회원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등 아세안의 관점을 중심에 놓는 개념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아세안 중심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한·아세안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을 지지한다면서 한·아세안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 해상 연합훈련 등을 제안했다. 아세안이 갖는 포괄적 전략성에 주목해 경제 협력 외에도 역내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 유지와 지역 및 국제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공동의 이익을 바탕으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이른바 한·아세안 연대구상이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10국이 회원국이고, 한국은 아세안의 11개 ‘대화 상대국’ 중 하나다. 이날 정상회의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팜 밍 찡 베트남 총리,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안와르 빈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리 센 룽 싱가포르 총리, 사란 차런수완 태국 사무차관(대참), 샤나나 구스마웅 동티모르 총리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그동안 저는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고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한미일 3국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조율하고,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를 위해 연례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하고,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의 해양 안보 역량을 지원하는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출범시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에 특화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방산 협력 및 국방 당국 간 협의 확대, 사이버 안보, 초국가적 범죄 대응 협력 강화, 퇴역함 양도 등을 통한 해양 안보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아세안 청년들의 AI(인공지능),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 및 AI 기반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 메콩강 유역 4국(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기여 방안도 밝혔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에 1900만 달러를 출연하고 백신 생산, 치료제 개발 협력 등을 통해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엄중성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결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불과 반세기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라며 “대한민국은 2030 부산 세계 박람회를 통해 우리의 발전 경험을 아세안을 포함한 많은 해양국과 많은 이웃 나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부산은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도시이기도 하다. 부산이 다시 한번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오후에는 한중일이 함께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 실현을 위해 아세안과 한일중 간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 중국 리창 총리가 참석한다.

저녁에는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마련한 갈라 만찬에 참석한다. 만찬 전에는 아세안 청년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행사인 ‘한 아세안 AI 청년 페스타’ 현장을 찾는다.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자카르타 시내 한 호텔에서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각각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도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2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