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학군장교(ROTC) 제도를 운영하는 대학의 절반이 후보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 허리 역할을 하는 초급간부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육군 학군단을 운영하는 전국 108개 대학 가운데 54곳이 후보생 정원이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인교대 학군단은 36명이 정원이지만 재학 중인 ROTC 후보생은 5명에 불과했고, 교원대 학군단은 정원( 69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 23명만 재학 중이었다. 한양대는 54명 정원 중 25명만, 서강대는 정원은 43명이지만 후보생은 20명에 그쳤다.
각 대학에서 후보생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진 건 병사는 복무 기간이 짧고 봉급이 인상되는 데 반해 초급간부는 복무 기간이 긴 데다 처우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현재 육군 병사 복무 기간은 18개월이지만 ROTC는 군별로 24∼36개월이다. 2025년이면 병사 봉급(병장 기준 월 205만원)이 소위(월 178만원·순수 월급 기준) 등 장교보다 많은 ‘급여 역전’이 발생하는 등 초급간부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육군은 올해 전반기 ROTC 후보생 지원 경쟁률이 역대 최저인 1.6대 1에 그쳐 지난 1일부터 창군 이래 처음으로 추가 모집을 받았다. 모집 인원보다 지원자가 많기는 하지만 입영 후 중도 포기하는 후보생들이 적잖아 자칫 졸업 후 임관하는 학사장교 인원이 목표치를 하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ROTC 경쟁률은 2015년 4.8대 1, 2021년 2.6대 1 , 2022년 2.4대 1로 하락세다. 송옥주 의원은 “우리 군의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해 국방부가 우수한 초급장교를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국방부는 더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학군장교 충원율의 대대적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