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제75주년 국군의날을 기념해 서울 도심에서 열린 시가행진에 참여해 장병·시민들과 함께 행진했다. 현직 대통령이 시가행진에 직접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국군 시가행진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대규모 군 병력과 장비가 동원돼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빨간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광화문 앞 육조마당까지 장병·시민들과 함께 행진했다. 비가 내렸지만 우산이나 우비는 쓰지 않고 걸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도 비를 맞으며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장병들이 지르는 환호성 속에 육조마당에 설치된 연단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은 국민의 군”이라며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책무를 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위풍당당한 개선 행진을 보고 여러분을 신뢰하고 우리 안보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셨을 것”이라며 “우리 주권자인 국민에게 여러분의 늠름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저도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과 함께 군 장병을 믿고 언제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평화를 지키는 힘. 대한강군 파이팅’이라는 군 장병들의 구호에 주먹을 불끈 쥐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시가행진은 제병지휘관 박안수 육군 중장의 구호와 함께 숭례문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시작됐다. 3700여명의 도보 부대와 한국형 3축 체계 주요 장비를 포함한 장비 부대가 행진했다.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패트리엇 미사일,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천무 다연장 로켓, 무인 잠수정, K9 자주포, 지대지 현무 미사일, 소형드론 등 46종 170여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도 증강현실(AR)로 도로를 가르며 등장했다. 주한 미 8군 전투부대원 등 300여명도 처음으로 시가행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