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기지는 일본이 1938년 중·일 전쟁 중에 전북 군산 서해안 일대에 활주로를 놓으면서 조성됐다. 해방 후에는 미군이 사용했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이듬해인 1949년 한국 공군의 기지가 됐다. 6·25전쟁 때는 북한군에 두 달여 빼앗겼다가 1950년 9월 3일 미 육군이 탈환했다.
미 공군이 처음으로 주둔한 것은 F-84를 주 기종으로 하는 제27전투비행단이 1951년 군산 기지에 공식 배치됐을 때다. 이후 지금의 미 제8전투비행단(미 8전비)이 1974년 F-4를 주 기종으로 군산에 배치됐다. 미 8전비는 1981년 기종을 F-4에서 F-16으로 교체하며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현재 미 8전비 예하에는 35대대, 80대대 등 두 전투 비행 대대가 있다.
군산에서 한미 공군 전투기가 나란히 서게 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한국 공군은 1963년 당시 F-86을 운영하는 제11전투비행단 소속의 제111전투비행대대(111비행대대)를 군산 기지에 배치했다. 그전까지 한국 공군에는 전투기 전력이 부족했다. 111비행대대는 1985년 F-5로 기종을 전환했다. 1987년에는 군산 기지에 제38전투비행전대를 창설했다. 111 비행대대가 현 38전대의 모태인 셈이다.
38전대는 2006년 전투기 기종을 F-5에서 KF-16로 바꿨고, 이때부터 한미 연합 공중 작전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한국 공군의 F-5와 미 F-16의 성능 차이가 커서 실질적인 연합 훈련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공군의 주력 기종인 KF-16과 미 F-16의 연합 훈련의 핵심 기지가 된 군산 기지는 한미 양국의 참모총장을 배출한 부대로 유명하다. 그만큼 에이스 조종사들이 배치되는 곳이라는 의미다. 정상화 공군참모총장과 찰스 퀸턴 브라운 주니어 전 미 공군참모총장(현 합참의장) 모두 군산 기지 조종사 출신이다. 정 총장이 군산 38전대 111 비행대대장일 당시 브라운 전 총장이 미 8전비 단장으로, 둘이 약 7개월간 같이 근무했다.
김정수 현 39 비행단장(준장)은 위탁 교육 제대로 미 공사를 졸업했는데 미국 쪽 동기였던 테드 클라크 준장과 대령이던 2020년 같은 시기 군산 기지에서 각각 38전대장, 미8전비 단장을 맡았다. 군 관계자는 “군산 기지는 한미 동맹의 축소판과 같은 곳”이라면서 “전쟁 때 북한에 빼앗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미 연합 공중 작전의 중추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