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25일(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국영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하는 LNG 운반선 17척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총 39억달러(약 5조2000억원) 규모로 단일 계약으로는 한국 조선업 사상 최대 규모다. HD현대중공업의 반년 치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이로써 올해 세계 LNG 운반선 수주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은 74%에서 81%로 높아졌다.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도하 아미리 디완궁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정상회담과 국빈 오찬을 하고 한국 기업의 추가 LNG 운반선 건조 수주와 함께 한국 해운 업체가 참여한 선박 운영 계약 입찰에 대한 카타르 측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국 기업인 등 250여 명이 참여하는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과 기관은 스마트팜, 태양광, 자율주행차, 문화 콘텐츠, 의료, 금융 등 신산업 분야에서 10건의 업무협약(MOU) 및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의 LNG 운반선 건조 수주와 비즈니스 포럼을 포함해 총 12건의 MOU·계약으로 46억달러(약 6조2000억원) 투자를 이끌어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정상회담에선 스마트 건설 공법과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MOU와 토지·공간 정보 분야 신기술 활용을 위한 MOU가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됐다. 양국은 기존 장관급 전략협의회에 에너지 공급망, 디지털, 그린, 보건 분야를 신설하고 정부 간 상설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카타르도 원유와 LNG 등 에너지 수출국이지만 경제 구조를 제조업, 지식 산업 등 신산업 구조로 전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런 흐름에 맞춰 이번 순방 때 사우디·카타르를 상대로 에너지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한국 기업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세일즈에 주력했다.
한국 건설 업체의 카타르 인프라 시장 진출 협력도 추진된다. 현재 한국 기업은 카타르에서 인프라 사업 25건에 참여하고 있고, 15억달러 규모의 담수 복합 발전소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올 8월까지 한국 스마트팜 수출 및 수주 실적은 2억4000만달러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성장했다”며 “식량 안보를 강화하려는 중동 국가들은 스마트팜 핵심 파트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