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5일(현지 시각) “사우디 156억달러, 카타르 46억달러 등 총 202억달러(약 27조23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와 계약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사우디와 290억달러 규모 MOU를 체결했고, 올해 1월 윤 대통령의 UAE 방문 때는 300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중동의 맹주인 세 나라에서 투자를 유치한 돈을 모두 합하면 792억달러(약 106조8000억원)에 이른다.
대통령실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의 변화 속 우리 기업들에 거대한 운동장이 ‘빅3 국가’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고 했다. 사우디에선 양 정상이 ‘네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는데 우리 기업이 수주를 추진 중인 250억달러 터널·항만 사업 수주에 청신호가 커졌다. 네옴은 크기가 서울시의 43배에 달하는데 알려진 사업 규모만 5000억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최 수석은 “정상 순방은 우리 기업들의 시장을 넓히기 위한 대한민국 1호 영업 사원의 글로벌 세일즈 활동”이라며 “정부는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호주에 이어 한국의 2위 LNG 수입국인 카타르와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안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카타르에너지와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는데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약 39억달러)다. 양국은 또 방산 협력 MOU를 체결해 공동위원회를 통해 방산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카타르가 세계에서 주요한 방산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우리 기업들의 수주가 기대된다.
외교적으로도 성과가 적지 않다. 국제사회에서 ‘미스터 에브리싱’이라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와 윤 대통령이 1년 만에 다시 만나 상호 신뢰를 다지며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했고, 내년 수교 50년을 앞둔 카타르와는 기존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에너지 이외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가 이른바 ‘글로벌 중추 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의 맹주인 두 나라와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조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