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김 사령관을 차기 합참의장에 내정했다. /해군작전사령부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차기 합참의장에 김명수 현 해군작전사령관(중장)을 내정했다. 육·해·공 각군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현역 군 서열 1위 합참의장에 중장을 발탁한 것은 1970년 이후 53년만에 처음이다. 해군 출신이 합참의장에 오른 것도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으로 해군 대비태세가 줄곧 강조됐던 2013년 최윤희 전 합참의장 임명 이후 이번이 2번째다. 해군참모총장에도 사상 처음으로 함정 병과에서 수상함이 아닌 잠수함 사령관 출신이 기용됐다.

해군의 3000t급 중형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지난 10월 19일 제주 남방 해역에서 열리는 대잠수함전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북한 김정은이 해군사령부를 직접 찾는 등 해상 도발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고려해 해군 출신에게 작전 지휘봉을 맡겨 한미 방위태세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합참의장에 3성 해군 출신 발탁은 전례 없는 파격 중의 파격”이라면서 “육군으로 쏠린 무게 추를 타군에 놓으며 합동성의 균형을 잡으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9일 육군참모총장에 내정된 박안수(육사 46기) 중장. /국방부

정부는 이날 합참의장, 각군 참모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등 대장급 인사 7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합참의장 내정자인 김 사령관은 경북 김천고, 해군사관학교 43기 출신으로 합참 해외정보부장, 합참 작전 2처장, 세종대왕함장 등을 지냈다.

육군참모총장에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기획한 박안수 국군의날 행사기획단장이 지명됐다. 대구 덕원고·육사 46기 출신으로, 육군본부 작전과장 39사단장, 제2작전사 참모장을 역임했다.

29일 해군참모총장에 내정된 양용모(해사 44기)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연합뉴스

해군참모총장에는 양용모(해사 44기)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 발탁됐다. 그는 연합사 인사참모부장, 잠수함 사령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지냈다. 대잠수함 작전 전문가로 알려졌다.

공군참모총장에는 이영수(공사 38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임명됐다. /국방부

공군참모총장에는 이영수(공사 38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지명됐다. 공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부장을 역임했다.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강신철(육사 46기) 합참 작전본부장, 지상작전사령관에는 손식(육사 47기) 특수전사령관, 제2작전사령관에는 고창준(3사 26기) 수도군단장이 내정됐다. 중장인 이들 모두 대장으로 진급돼 각 보직을 맡게 된다.

강신철(왼쪽부터) 신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손식 육군지상작전사령관·고창준 육군 제2작전사령관 내정자. /국방부

이번 인사로 김승겸 합참의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전동진 지상작전사령관 등 기존 대장급 7명이 전원 교체됐다. 지난해 5월 첫 대장 인사 이후 1년 5개월만의 군 수뇌부 물갈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때 중장 이상 고위 장성으로 진급한 인물은 강신철 신임 연합사 부사령관을 제외하면 모두 전역하게 됐다. 인사를 통해 군 쇄신 작업을 가속화한 것이다. 군 수뇌부의 사관학교 기수도 2∼3기수 낮아졌다. 김명수 내정자는 육사 45기와 동기로 김승겸(육사 42기) 현 의장보다 3년 후배다. 신임 육·해·공군 참모총장도 모두 전임자보다 2년 후배다.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육군총장, 정상화 공군총장, 이종호 해군총장, 안병석 연합사부사령관, 전동진 지상작전사령관, 신희현 2작전사령관.

이날 발표된 인사 대상자는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임명을 정식으로 받게 된다. 다만 합참의장 내정자는 최선임 대장급 직책으로서 국무회의 의결 이후에도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