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용 고체연료 엔진 개발을 러시아가 돕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월 방러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무기 거래 등 양측 군사 협력이 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정찰위성뿐 아니라 미사일 주요 기술도 이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난 11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IRBM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했는데, 이는 옛 소련의 방식과 동일하다”면서 “러시아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러 박사는 “IRBM을 개발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기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서 3단을 제거하고 1단과 2단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소련이 1970년대에 개발한 2단짜리 IRBM ‘SS-20′이 3단으로 구성된 고체연료 ICBM ‘SS-16′에서 맨 윗단을 제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처음으로 고체연료 ICBM ‘화성-18′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는데, 과거 소련 방식을 배워 고체연료 ICBM을 활용한 IRBM용 고체연료 엔진도 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KN-23도 러시아 SRBM인 이스칸데르를 모방해 만들었다”면서 “IRBM 고체연료 엔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위원은 “북한은 과거 퇴직한 러시아 기술자들에게 기술을 빼내 독자적으로 미사일 개발을 진행해왔다”면서 “최근 북러 관계가 긴밀해진 만큼 더 직접적인 기술이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장영근 미사일센터장은 “북한은 이미 고체연료 ICBM에 성공했기 때문에 IRBM 고체연료 엔진도 자력으로 개발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의 신형 IRBM은 유사시 괌을 포함해 유엔사 후방 기지, 주일 미군 기지에 대한 타격과 미군 증원 전력 및 유엔사의 한반도 지원을 차단할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만간 IRBM 시험 발사 도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