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당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위해 20일 출국한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 5월 대관식을 한 뒤 초청한 첫 국빈이다.

윤 대통령은 3박 4일간의 영국 국빈 방문에서 한영 FTA(자유무역협정) 개선 방안을 논의해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 영국 시장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영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한다. 윤 대통령이 외국 의회에서 외국어로 연설하는 것은 지난 4월 미 국빈 방문 당시 영어 연설에 이어 두 번째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현지 언어로 연설하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시도”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디지털·AI(인공지능),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논의한다. 두 정상은 양국 간 협력 관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한영 어코드’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올해 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국빈 방문에 맞춰 지난 17일부터 런던 시내 곳곳에서는 ‘기억을 공유하고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파트너’라는 주제의 42초 분량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해외홍보비서관실이 기획한 이 광고에는 영국이 6·25전쟁 때 미국 다음으로 많은 8만1084명을 한국에 파병하고, 2019년 BTS가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공연한 장면 등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23일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25일까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전에 나선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 파리 방문이다. 세계박람회기구(BIE)는 오는 28일 파리에서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한다. 윤 대통령은 현지에서 파리 주재 BIE 대표들을 대상으로 만찬과 오찬, 리셉션 등을 주재한다.

이 대변인은 “28일 BIE 표결을 앞두고 우리나라에서는 국제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쟁국이 대응책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연사를 미리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야권에서 ‘윤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순방 예산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순방 비용이 조금 든다고 해서 이런 투자 유치 활동을 멈추게 된다면 오히려 국가적 손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순방을 통해서 54억달러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