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 개최지는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투표에 앞서 한국과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20분씩 최종(5차) 프레젠테이션(PT)을 한다. 투표는 현지 시각 오후 4시, 한국 시각 29일 0시를 전후한 때에 시작될 예정이다. 30분 이내에 투표와 개표가 모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투표는 1국 1표제 방식으로 진행되고, BIE 회원국 182국 중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은 도시가 나오면, 곧바로 해당 도시가 개최지로 확정된다. 아니면 부산과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 리야드 가운데 가장 적은 표를 받은 1곳이 탈락하고 나머지 2곳을 두고 2차 투표를 진행한다. 2차 투표에선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곳이 개최지가 된다.
정부와 재계는 ‘오일 머니’로 대표되는 자금력을 앞세워 한국보다 먼저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가 앞서 갔지만,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3분의 2를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고 2차 투표로 넘어갈 경우 역전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차에서 이탈리아에 투표했던 국가들이 이탈리아 탈락 후엔 사우디보다는 한국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1차 투표에서 사우디와 한국의 표 차가 10표 이내가 될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이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1차 투표 때 사우디에 성의를 보인 국가들 중에서도 2차 투표에서 한국 지지로 돌아서는 국가가 상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사우디가 각종 투자와 개발 약속으로 중진국들의 환심을 사는 전략을 취했다면, 한국은 삼성·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과 한류 콘텐츠 등 국가 브랜드를 내세워 “한국의 성공 비결을 공유하고 당신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함께 풀겠다”며 신뢰를 쌓는 전략으로 표심을 잡고 있다.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했지만, 민·관의 총력전으로 “49대51″까지 쫓아왔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사우디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는 리야드 시장을 포함해 장관급만 4명이 파리에 상주하면서 치열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태평양 도서국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10일, 아프리카에 10년간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우디가 글로벌 인권 단체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우디에 불리한 요소다. 22일(현지 시각) 유럽 사우디 인권기구(ESOHR), 아랍세계를 위한 민주주의(DAWN) 등 글로벌 15개 인권 단체는 “사우디는 빈번한 사형 집행, 인권운동가에 대한 고문과 자의적 구금, 여성 인권 억압이 여전한 곳으로 BIE 회원국들은 사우디에 반대 투표를 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