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9·19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다시 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 중이라고 군 당국이 27일 밝혔다. 북한이 지난 23일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하는 9·19 합의 파기를 선언한 이후 후속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프랑스에서 귀국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북한군 동향 보고를 받고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도 “대응 조치를 즉각적으로 이행할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이 촬영한 북한 GP - 북한군이 최근 동부전선의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을 27일 우리 군 당국이 공개했다. 사진에선 북한군 병력이 지난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했던 GP 경계초소(감시소)를 다시 목재 구조물로 만드는 장면이 담겼다. /국방부

군 당국은 이날 9·19 합의 이후 파괴됐던 동부전선 소재의 한 GP를 카메라와 열상장비로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북한군이 감시소를 설치하는 장면, 진지에 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배치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북한군이 야간에 진지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장면도 열상장비에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군사합의로) 파괴하거나 철수한 11개 (북한군) GP 모두 유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운영하던 GP 중 각각 10개를 파괴했다. 나머지 1개씩은 남북 모두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GP 복원 외 북한군 동향에 대해 “해안포 개방이 기존에는 평균 1개소에 2문 정도였는데, 지금은 많이 늘었다”고 했다.

북한은 서해 해상 완충 구역에서 폐쇄하기로 했던 해안포문을 약 3400회나 개방하는 등 지난 5년간 거의 매일 9·19 합의를 위반해 왔다. 북한이 지난 21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해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자, 정부는 대응 조치로 22일 9·19 합의로 묶인 우리 군의 대북 정찰 제한 조항을 풀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귀국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9·19 합의 일부 효력정지 조치 이후 북한 동향 등 안보 상황 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동향을 빈틈없이 감시하면서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